본 인터뷰는 이메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스티비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입니다. 뉴스레터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면? 스티비 크리에이터 트랙에 지원하세요. 여러분이 마음껏 달릴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스티비 크리에이터 지원하기 https://creatortrack.stibee.com
간단한 본인 소개 및 뉴스레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밥벌이의 슬픔과 기쁨, <풀칠>입니다. 매주 수요일 밤 첫 출근, 연봉협상, 상사와의 점심시간 등 일과 삶 사이에 놓여있는 것들에 대해 쓴 글을 보냅니다. 입에 풀칠만 겨우 하는 K-직장인 4명(마감도비, 파주, 아매오, 야망백수)이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그 주의 당번이 에세이를 쓰고 나머지 셋이 거기 코멘트를 남기는 구성의 ‘풀칠 에세이&코멘트’가 저희의 메인 코너입니다.
‘일잘러’라기에는 아직 미숙한, 가끔 열정적이고 자주 불평불만하는, 불안에 시달리면서도 멈출 수 없는 사회초년생-주니어 레벨의 2030 ‘풀칠러’를 독자층으로 거느리고... 아니 열심히 겨누고 있습니다.
뉴스레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시작은 단톡방이었습니다. 사회 초년생이 단톡방에서 하는 얘기가 다 거기서 거기잖아요. 출근하기 싫다, 점심 뭐 먹지, 졸리다, 퇴근하고 싶다, 앞으로 뭐해먹고살지...
혼자라면 단말마의 푸념으로 그치고 말 얘기들이었지만 자꾸 나누다 보니까 뭔가 남는 것 같더라고요. 회사 씹는 재미, 나만 이런 게 아니라는 위로, 가뭄에 콩 나듯이 튀어나오는 어떻게 행복하게 살 것인지에 대한 통찰 같은 것들이요. 긍정적인 기운이 넘치거나 당장 업무에 도움이 되는 지식은 아니지만 콘텐츠로 만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푸념의 규모를 넓히려는 시도가 <풀칠>의 출발이었던 셈이죠.
뉴스레터를 선택한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넷 다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충만한 때였고, 부족한 의지력을 보완해줄 마감이 필요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모로 뉴스레터가 딱이었어요. 마침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뉴스레터들이 생겨나고 있어서 트렌드에 올라타 보자는 생각도 조금은 있었죠.
뉴스레터를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만드시나요?
저희 슬로건, <밥벌이의 슬픔과 기쁨>으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익숙한 테마를 살짝 변주한 건데요, 풀칠의 톤 앤 매너를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동시에 쓰는 입장에선 지침이 된다고 느껴지는 문구거든요.
‘밥벌이’는 저희 소재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절한 단어인 것 같아요. ‘일’은 공적 영역, 프로페셔널, 처리해야 할 문제 등등의 뉘앙스를 풍기는 반면 ‘밥벌이’는 조금 더 사람 냄새가 나는, 살짝 궁상맞기까지한 단어잖아요. 화려하지 않은 삶의 리얼리티랄까요. ‘밥벌이’란 단어를 곱씹으면서 자신만만한 태도로 ‘일’에 대해 우리가 알려준다고 하는 게 아니라 고군분투하는 ‘보통사람’이 처할법한 상황과 감정을 얘기해보려고 해요. 글감을 떠올리거나 글을 쓰는 동안 이건 ‘일' 적인가 ‘밥벌이' 적인가? 자문해보면서요.
‘기쁨과 슬픔’이 아닌 ‘슬픔과 기쁨’인 이유는 글을 쓰는 마음에 대한 설명이기도 합니다. 슬픔을 기쁨보다 앞에 둔 이유는 일단 풀칠을 보내는 저희가 자주 슬프고 가끔 기쁘기 때문이에요. K-직장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마냥 기쁘기만 한 삶은 솔직히 아니잖아요? 그래도 이 슬픔을 통해 기쁨을 전달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찌질하긴 해도, 남의 기쁨 앞에선 배 아프고 슬픔 앞에선 위로를 받는 게, 우리들 휴먼이잖아요.
풀칠의 발송 시간은 평일의 반환점을 막 돈 수요일 밤 10시입니다. 쓰는 저희도, 읽는 독자분들도 슬픔에 젖어있을 개연성이 높은 시간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풀칠의 마지막 코너명이기도 하답니다) 기쁨에 가까워지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매주 메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뉴스레터를 발행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피드백이 있나요?
작년 연말에 재정비를 위해 잠시 쉬어간다는 공지 메일을 보낸 적이 있는데요, 그 때 어떤 풀칠러님이 보내주신 메시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풀칠을 받아보는 메일엔 풀칠 말고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아요! 그래야 자꾸 또 읽을 수 있어서 다른 메일은 다 지우고 풀칠만 남겨뒀거든요. 모두가 사는 이야기 근사한 글로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는 많은 분들이 ‘내가 지금 이걸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에 괴로워해 본 적이 있을 것 같아요. 저희도 그 의미를 고민하다 잠시 휴재를 결정했던 거였는데 저희 편지를 여러 번 읽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고민이 바로 가벼워지더라고요. 의미에서 최선으로 고민의 경로를 바꿔준 피드백이었습니다.
요즘 즐겨보는 뉴스레터, 혹은 좋아하시는 뉴스레터가 있으신가요?
매주 일요일 밤 사진 한 장과 글 한 편을 보내주는 보낸이오지윤을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지난해 브런치를 디깅 하다 발견한 분인데, 얼마 전에 뉴스레터를 시작하셨어요. 제목에 어울리는 색과 모양으로 매번 다른 대문을 열게 해주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스티비로 뉴스레터를 보내기로 결정한 이유가 있나요?
전 직장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로 뉴스레터를 준비하며 스티비를 처음 접했습니다. 당시에 구글에 '뉴스레터'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스티비가 나왔거든요. 직관적인 친절한 UI 덕분에 ‘뉴스레터 보내는 거 생각보다 간편하구나’라고 쉽게 접근할 수 있었어요. 로그인 화면에서 바로 오픈율, 클릭률 등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점도 좋았고요.
스티비로 뉴스레터를 만들면서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나요?
지금은 나름의 틀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지만, 초창기에는 구성원 중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멤버가 없다 보니 모양새를 갖추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스티비에 있는 템플릿의 힘을 많이 빌렸습니다. 아주 많이요.
앞으로의 뉴스레터 발행 계획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일단은 ‘밥벌이’를 조금 더 잘 다뤄보고 싶어요. 저희 이야기에 공감해주시고 위로를 받았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물론 기쁘지만, 공감만을 바라고 억울한 상황을 나열해둔 글을 쓰고 싶진 않거든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상황과 감정이 세상의 어떤 점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또 그 속에서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는지를 ‘풀칠다운’ 깊이에서, 가능한 적은 기복으로 꾸준히 이야기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입니다. 이번 주면 40호 메일을 보내니 4명의 필진이 각각 10번씩 글을 보낸 셈인데요, 조만간 모여 이 데이터를 들춰보며 ‘풀칠다운’ 깊이를 고민해보려 합니다.
사실 이것 말고도 하고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메일 디자인도 재정비하고 싶고 더 다양한 밥벌이 이야기를 담을 수 있도록 콘텐츠 형식도 다변화해보고 싶고 인스타용 콘텐츠 라인도 새로 만들어서 인스타도 각 잡고 좀 열심히 하고 싶고, 계간지로 창간을 하고 싶다는 바람까지...! 부끄럽지 않은 수준으로 ‘밥벌이’를 다루고 있다는 자신이 생기면 하나씩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시도가 쌓여서 <풀칠>이 화려하지 않은 삶의 리얼리티를 담담하게, 때로는 서늘하게, 그러나 결국엔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미디어로 받아들여지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뉴스레터 시작을 고민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을 나눠주세요.
매주 독자들이 보내오는 풀칠 품앗이를 읽으면 새삼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밥벌이의 슬픔을 나누면 정확히 반이 되는 건 아니지만, 조금은 줄어든다는 걸 체감할 수 있거든요.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보내주는 온기 어린 응원이 저희에게 큰 힘이 되더라고요. 뉴스레터를 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면 시작해보세요. 이 좋은 걸, 여러분도 함께 누려요.
본 인터뷰는 이메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스티비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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