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인터뷰는 이메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스티비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입니다. 뉴스레터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면? 스티비 크리에이터 트랙에 지원하세요. 여러분이 마음껏 달릴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스티비 크리에이터 지원하기 https://creatortrack.stibee.com
간단한 본인 소개 및 뉴스레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땡비 - 아직은 가족과 하기 힘든 이야기>(이하 <땡비>)를 발행하고 있는 아난, 못골, 흔희입니다. <땡비>는 70대 아버지인 ‘못골’과 30대 딸 ‘흔희’와 ‘아난’이 같은 주제를 두고 글을 써 내려가는 뉴스레터입니다. 한 달에 두 번 발송되고 인생 전반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땡비’는 땅벌을 의미하는 부산 사투리로, ‘성격이 급하고 못된 사람들’을 의미하는데, 식구 중 막내인 9살 조카에 대한 애칭이기도 하고 가족 전체를 잘 표현하는 말이라 이름으로 선택했습니다.
깊이 있는 대화에 갈증이 있는 분들을 생각하며 글을 씁니다. ‘이런 가족도, 이런 뉴스레터도 있던데’ 하면서 저희의 글이 누군가와 혹은 자기 자신과 속내를 터놓는 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참 기쁠 것 같아요. 뉴스레터의 부제가 ‘아직은 가족과 하기 힘든 이야기’인 것처럼, 우리 가족도 서로 속마음을 꺼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독자분들께도 이 마음이 닿아서 깊이 있는 대화에 대한 용기가 조금이라도 생기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못골: 경상남도 진주에서 1953년에 태어나 11살부터 부산에 뿌리를 내리며 살았고, 교사로 근무하던 중 1989년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태로 해직되어 5년의 공백기를 거쳤습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사진에 관심을 두고 심취하여 직업 사진작가가 되기도 하고, 교육지 촉탁 사진기사로 활동했습니다. 현재도 계속 사진 촬영을 하고 나름의 미적 영역을 확보해보려 그림 수업을 받아 인물 위주의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사진과 그림을 함께할 수 있는 여지를 탐색 중이며, 잠시 공백기를 가졌다가 그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다시 데생을 하며 그림에 새로이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아난: 일 벌이는 불나방 같은 ‘아난’입니다. 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제 이름의 뜻인 ‘아름다운 난초’를 줄인 말로 필명을 지었습니다. 20대를 서울에서 보내고 다시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와 네 번째 회사에 정착했습니다. 긍정의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취미 부자입니다. 베이킹, 독서 모임, 사진 촬영 등의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으로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즐기려 하는 편입니다.
흔희: 직업 특성상 단어와 문장을 수집하여 주변에 나누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필명인 ‘흔희’는 ‘흔희(欣喜)하다(매우 기뻐하다)‘에서 가져온 말입니다. 동시에 흔하다의 활용형인 흔히가 연상되는 단어이기도 해서 제가 참 좋아하는 낱말입니다. 30대 후반, 밖으로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안으로는 아이를 키우는 숨 가쁜 삶을 살고 있지만 흔한 것들에 시선을 오래 머금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대상에게 애정 어린 마음을 얹혀주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런 글과 마음을 모아 조금 더 부드럽고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는 하루를 꿈꾸며 살아갑니다.
뉴스레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난: 가족들과 했던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하면 ‘무슨 가족들이랑 그런 이야기까지 해?’라며 드라마 같다는 말하더라고요. 저는 제 가족이 처음이자 유일하니까 다들 이렇게 사는 줄 알았는데 우리 가족이 조금 별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지만 서로 잘 모르는 채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끼리 서로의 생각이나 인생에 관해 알 수 있는 계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족과 핏대 세우며 대화하기보다는, 정제된 방식인 ‘글쓰기’를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특히,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 같이 글을 쓴 이 과정 자체가 가족 모두에게 큰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서 뉴스레터를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마침, 아버지와 언니가 글쓰기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2023년 5월부터 뉴스레터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채널로 뉴스레터를 선택한 이유는 정해진 발송 주기가 있어 책임감 있게 글쓰기를 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운영해 보니 꾸준히 글 올리는 게 정말 쉽지가 않더라고요. 뉴스레터를 메인으로, 정기적으로 구독자분들께 보내고, 이후에 인스타그램과 브런치에 글을 공유하는 형태로 채널을 운영 중입니다.
뉴스레터를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만드시나요?
못골: 다 같이 모여 3명 모두 쓰고 싶다고 동의한 주제를 나열하고, 월 2회 작성할 수 있도록 횟수를 정했습니다. 공간, 시간, 인간, 사물이라는 대주제가 나왔고 이에 맞춰서 글을 써 내려가고 사진 자료를 준비합니다. 글감은 자신의 생활 속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합니다. 자기 감성만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구독자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도록 내용에 긴장감을 더하여 글을 작성하려고 합니다.
뉴스레터 <땡비>에 담기는 사진은 모두 직접 촬영한 사진을 넣고 있습니다. 예전에 사진관을 운영했을 정도로 사진에 진심이라 매번 글의 내용에 맞는 사진을 고르는 작업을 합니다. 다채로운 사진들이 더해져 완성되어 갈 때면 뿌듯합니다.
나이가 들어 글 쓰기를 하니 마치 자서전을 부분적으로 작성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글쓰기로 감정을 정화하고 표현력을 높여 뉴스레터 발송 횟수가 쌓일수록 스스로 이 부분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아난: 제작은 한 주는 글을 쓰고, 한 주는 퇴고를 합니다. 피드백을 주고받을 때는 연공서열과 상관없이 대등한 위치에 섭니다. 의견을 주되 반드시 반영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글쓴이의 개성을 존중하면서도 서로의 글을 난도질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글을 쓸 때 그냥 길을 가다가, 멍때리다가 ‘어? 이거 써볼까?’ 했던 것이 눈덩이처럼 점점 커질 때 재미를 느낍니다.
가족들과 같이 이런 프로젝트를 해볼 기회가 많이 없잖아요? 뉴스레터를 만들면서 비슷한 점, 지독하게 다른 점에 서로 감탄하며 또 알아갑니다. 제가 뉴스레터 편집자로서 제작을 맡았고, 못골은 끈질기게 반복적인 퇴고를 정말 섬세하게 합니다. 흔희는 비문을 찾는 귀신이고요. 저는 글을 읽고 사진을 고르면서 흐린 눈으로 빨리 보내고 싶은 마음이 큰데, 못골과 흔희의 피드백으로 완성도가 높아집니다. 그렇게 여러 번을 확인하고 보내고 나면 ‘와, 이번에도 해냈다’는 성취감을 만끽합니다. 그리고 다시 써야 할 주제와 마감 기한을 안내하는 쳇바퀴를 굴리며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뉴스레터를 발행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피드백이 있나요?
못골: 부모가 자녀를 모두 아는 양 착각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가정 내에서 서로 어울리며 생활한다는 것 외에는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자 경험하는 것도 모두 다릅니다. 서로 몰랐던,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뉴스레터를 통해 처음 알게 되면서 ‘가족’의 의미 규정을 새로 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강제적으로 글을 쓰지 않으면 글을 쓸 기회가 별로 없는데 주제를 정해 의무적으로 글을 쓰니 자신의 감정 정화나 생활 정리, 가족과의 유대 강화, 자기 삶에 대한 반성 등 여러 장점이 있어 좋습니다.
아난: 처음 운영할 때부터 구독자 피드백 페이지를 열고 의견을 받아왔습니다. 구독자분들의 의견 하나하나가 엄청난 동력이 되어서 글을 계속 써내려갈 수 있었어요. 희망하는 글의 주제도 제안해 주셔서 <땡비>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땡비>를 운영하면서 고민되는 순간은 구독자 수가 정체되어 홍보를 위해 여러 채널을 운영해야 한다는 압박은 느끼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입니다. 현실은 벌써 2주가 지났냐며 글쓰기에 급급합니다. 구독자 수가 적어 다소 허공에 외치는 기분이 들지라도 꾸준히 써 내려가는 것에 가장 우선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일단 계속 써 내려가겠습니다!
흔희: 모든 피드백이 정말 감사하고 다 기억에 남는데, 그중에서도 ‘마음에 울림이 남아 상처를 마주해볼 기회가 되었다’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더없이 감사하고 꾸준히 글쓰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기뻤습니다. 또한, 구절구절 공감되는 부분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해 주실 때마다 서로 연결되어있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모든 구독자분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요즘 즐겨보는 뉴스레터, 혹은 좋아하시는 뉴스레터가 있으신가요?
<풀칠>, <없는생활>, <언니단> 같이 다양한 생각이 담긴 뉴스레터를 좋아합니다. 긴 호흡의 글이지만, 여러 관점과 생각을 알 수 있고 공감되는 부분도 많아 술술 읽혀요. 이외에도 <어피티>, <주말랭이>, <까탈로그>, <캐릿>, <뭐라노> 같은 정보성 뉴스레터는 신문처럼 받아보고 있어요!
스티비로 뉴스레터를 보내기로 결정한 이유가 있나요?
아난: 회사에서 뉴스레터 업무를 담당하며 스티비를 사용했습니다. 메일침프나 다른 해외 플랫폼과 비교해 볼 때 사용하기에 훨씬 더 편리하고 쉽다고 느꼈습니다. 자유도가 높고 구독자와 소통하는 뉴스레터의 매력을 점점 알게 되면서 스티비를 통해 <땡비>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저희는 디자이너가 없어서 가내수공업으로 만들고 있는데, 디자인 면에서 수고로움을 덜 수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티비로 뉴스레터를 만들면서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나요?
스티비 크리에이터 트랙에 선정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온 가족이 기뻐했어요! 아직은 그리 넓지 않은 뉴스레터 생태계를 넓히려고 스티비에서 노력해 주시는 것 같아요. 뉴스레터 생태계에 정착하려고 하는 여러 이야기꾼을 지원해 주시려고 하는 크리에이터 트랙이 뉴스레터 운영의 또 다른 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뉴스레터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몹시 기억에 남습니다.
앞으로의 뉴스레터 발행 계획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가장 중요한 목표는 지치지 않고 2주에 한 번씩 꾸준히 글을 쓰는 것입니다. 주제는 2년 분량이 이미 확정되어 계속 써 내려갈 계획입니다. 구독자분들과 같이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피드백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읽으면서 바꿔 나가고 있어요. 읽는 분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뉴스레터가 되면 좋겠어요.
계획한 모든 글이 다 작성되면 글을 모아 책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중에 이 책을 들고 북페어에 나가는 것도 꿈인데요, 그 순간을 상상하면서 글을 계속 쓰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뉴스레터 시작을 고민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을 나눠주세요.
꾸준히 무언가를 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신다면 뉴스레터 운영을 정말 추천드립니다. 저는 일을 벌이는 것은 잘하는데, 계속하는 뒷심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뉴스레터가 한 번 발송되기 시작하고 구독자들의 피드백이 쌓이면 계속하게 되는 동력이 생깁니다.
취향과 관심사가 비슷한 구독자분들과 점점 연결되는 느낌을 통해 함께 해나간다는 것이 뉴스레터의 가장 큰 매력인 듯 해요. 다른 채널에 비해 휘발된다는 느낌이 비교적 덜하고, 정말 편지를 보내는 듯한 정성 가득한 아날로그 감성이 남아있어 따뜻한 채널인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 트랙을 신청하면 여러 정보가 담긴 소식지와 크리에이터를 위한 혜택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인터뷰 기회가 있어 지난 시간과 미래를 정리해 볼 수 있어서 좋네요. 스티비를 통해 다양한 뉴스레터가 더 많이 생겨나기를 바랍니다.
본 인터뷰는 이메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스티비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입니다.
스티비 크리에이터 지원하기 https://creatortrack.stib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