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인터뷰는 이메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스티비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입니다. 뉴스레터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면? 스티비 크리에이터 트랙에 지원하세요. 여러분이 마음껏 달릴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스티비 크리에이터 지원하기 https://creatortrack.stibee.com
간단한 본인 소개 및 뉴스레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문장줍기를 운영하는 발행인 소얀입니다. 언론/출판업 종사자는 아니고, 그저 읽고 쓰는 걸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본 캐릭터는 IT 기획자 aka 잡부입니다. 개발/디자인 빼고 다하는..)
문장줍기는 제가 주제에 맞게 선정한 문장을 골라서 보내는 뉴스레터예요. 요즘은 구독자들의 사연을 받는 “문장술사”도 함께 병행하고 있어요. 일요일 밤-월요일 새벽을 맞아서 출근하기 싫은 사람들, 혹은 출근해서 힘이 필요한 사람들이 읽는 것을 상상했습니다. 사실 구독 타깃을 잡지 않고 시작했는데, 제가 SNS를 눈팅하다 보니 아마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이 많은 것같아요. 아마 1) 문장을 좋아하고 2) 따뜻한 에세이나 자기 계발 에세이를 좋아하는 분들이지 싶어요.
뉴스레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뉴스레터는 사실 외로워서 + 나 혼자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일이 필요해서 시작하게 된 사이드 프로젝트입니다. 외롭다는 말에 대해 설명하자면, 가족들을 못 만나다 보니 뭔가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꾸준히 읽고 쓰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제 생일이 2월 말인데 코로나가 급작스레 퍼졌던 때라 아무도 못 만나서 누군가에게 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거든요. 그러다 보면 나도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뉴스레터를 시작했습니다.
한편 저는 협업할 일이 많은데요, 그런지라 항상 누군가의 일을 기다리는 입장이었어요. 산뜻한 마음으로 마감하고 메일 보내기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작년부터 뉴스레터 관련 소식이 많이 들리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제가 회사에서 잠깐 뉴스레터를 맡았던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뉴스레터의 개념이나 도메인 세팅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땐 디자이너와 프런트엔드 개발자가 있었고, 템플릿의 태그를 일일이 고쳐서 보냈답니다. 그 사태(?)를 겪은지라 뉴스레터 솔루션이 있다면 '나 혼자도 일해볼 수 있겠다', '손쉽게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시작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세팅부터 발송까지 by 소얀
뉴스레터를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만드시나요?
뉴스레터는 1) 쓰는 저를 위한 것입니다. 제가 일주일을 버틸 수 있었던, 일주일 동안 가장 많이 생각했던 주제의 문장을 씁니다. 2) 한편 독자분들에게는 힘이 되는 문장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지 싶습니다. 3) 그리고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작가를 영업하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사실 매주 마감하는 게 쉽지 않은데, 적어도 마감은 빼먹지 않으려고 노력한답니다. 사실 중요한 면접을 앞둔 적이 있었지만 문장줍기 마감은 끝내고 준비한 적도 있어요. 마감에 임하는 제 마음가짐은 이 정도입니다.
아, 보통 글감을 어느 정도 생각해놓은 경우 1시간이 안 걸리지만 힘든 뉴스레터의 경우 6시간이 걸렸던 적이 있습니다. 대게는 일요일 저녁부터는 마감 모드랍니다. 원래는 제가 문장을 따로 모아두는 노션과 메모장이 있는데, 연초에 사연을 받아 문장을 추천해주는 “문장술사”라는 새로운 코너를 만들었어요. 그런지라 언제 어떤 주제가 나올지 몰라 주제가 걸릴지 몰라 고민이 많아요! 글감을 잘 쌓고 작성하는 방법은 저도 고민 중입니다. 가장 답답할 때가 문장이 생각 날듯 말듯한 때거든요.(이번 일요일 48호 마감 때도 동일한 현상을 겪었답니다.)
아, 그리고 좋아하는 에세이 작가님들과 함께 글쓰기 모임을 격주로 운영 중인데, 그때 작성한 글이 갈무리되면 자연스럽게 초점이 그리로 향하는듯합니다. #46호 도서관의 문장들 과 #39호 제철채소 먹는 재미 가 그렇게 탄생한 글이었습니다.
뉴스레터를 발행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피드백이 있나요?
평소에는 피드백이 많은 편은 아니었어요. 요즘에는 피드백을 함께 소개하면서 피드백이 2-3개씩 꾸준히 들어오고 있지만, 그동안 피드백 가뭄에 시달리기도 했거든요. 다만 이전에도 피드백이 정말로 깊은 감사를 보여주셔서 제가 다 기쁠 정도였습니다. 제가 SNS에서 문장줍기 피드백을 발견하면 꼭 답장을 드리는데요, 반갑게 맞아주시는 것도 기뻤고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단어는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내적 친밀감', '영감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심하여 보내주시는 좋은 문장들 감사합니다.', '독자의 마음에 좋은 일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등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았던 호는 #20. 분노할 수 있는 힘인데요, 이건 N번방 이슈가 가장 심했을 때 쓴 회차였습니다. 수신거부도 많았지만 피드백도 가장 많이 받았던 호예요. 이 감정을 외면해주지 않으셔서 감사하다는 말이 특히 기억에 많이 남아요. 내가 하는 이야기가 뻔한 이야기가 아닐까? 스스로 고민이 될 때 피드백들을 읽어봅니다.
요즘 즐겨보는 뉴스레터, 혹은 좋아하시는 뉴스레터가 있으신가요?
정보성 뉴스레터보다 에세이 관련 뉴스레터를 좋아해요! 그래서 xyzorba와 여름의 솜사탕, ㅎ_ㅇ의 뉴스레터가 메일함에 있으면 무조건 개봉합니다. 그리고 유료 에세이 뉴스레터 중 조안나님의 뉴스레터인 '에고이즘의 북레터'와 북크루의 '책장 위 고양이' 뉴스레터도 즐겁게 보았습니다. 정보성 에세이 중에서는 썸원님의 뉴스레터와 돈 밝히는 여자 Cathy를 좋아합니다.
* xyzorba, ㅎ_ㅇ, 책장 위 고양이, 썸원님의 뉴스레터 모두 스티비로 보내지고 있습니다.
스티비로 뉴스레터를 보내기로 결정한 이유가 있나요?
앞서 말씀드렸듯 뉴스레터 태그를 일일이 고치다 보니 메일침프 등의 솔루션은 차라리 쉽게 쓸 수 있겠더라고요. 다만 메일침프의 경우 몇 년 전 써 봤을 때 시작하기 복잡해서 망설이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당시 제 주변분들이 스티비의 뉴스레터 대잔치 콘퍼런스를 다녀오기도 했고, 저 또한 ㅍㅍㅅㅅ에서 임호열 대표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뉴스레터를 어떻게 하면 잘 만들 수 있을까?'를 실천해보고 싶었습니다. 스티비가 뿌려둔 통발에 잘 걸려든 고기일까요!
또 운영하며 느낀 건데 뉴스레터 레이아웃 대신 콘텐츠에 고민할 시간이 많아서 좋더라고요. 제가 디자인 능력이 뛰어난 게 아닌데, 뉴스레터 포맷이 생각보다 다루기 쉬워서 좋았어요. 제가 레이아웃 쪽 심미감이 부족하다는 한계점을 스스로 느끼고 있는데, 그럼에도 레이아웃 구성하는 데는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머지 시간을 콘텐츠 고민에 좀 더 힘을 쓴답니다. (그럼에도 정말 예쁘게 레이아웃 꾸미는 분들은.. 존경합니다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스티비 에디터. 가입 만해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요.
아마 회사에서 하던 것처럼 태그 수정해서 뉴스레터를 계속 만들다보면 저는 뉴스레터를 한 달만에 접었을지도 모르겠어요… 1년간 초심을 지킬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의 뉴스레터 발행 계획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뉴스레터를 시작한 지 올해 말이면 꼭 1년이 됩니다. 뉴스레터와 함께 나이를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문득문득 마감을 할 때 부끄러운 마음이 들 때가 있는데, 요 마음을 이기고 그대로 마감하는 관성부터 키워야 할 듯합니다.
여담으로 제 편집원칙은 다음과 같은데요, 1) 문장을 고를 때 다양하게 고르자, 출처가 같아도 가급적이면 안 겹치게 하려고 노력하고 2) 저자분의 문장을 애정을 담아 소개할 수 있도록 하며 3) 감정을 심하게 담지 말고 관조적으로 쓰자,는 소망이 있습니다. 계속해서 꾸준히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뉴스레터를 만들고 싶어요.
요즘 시도하는 건 '소얀'이라는 발행인의 캐릭터를 조금씩 드러내는 거예요.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저'라는 캐릭터를 드러낼 수 있도록 마감 후기를 추가했고, 독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피드백 공유', '문장술사' 코너를 만들어두었어요. 좀 더 참여 가능한 느낌, 문장 줍기 발행인이 아닌 '소얀'이라는 하나의 캐릭터가 도드라지게 하도록 만들고 싶어요.
원래는 독자들도 문장을 제보하게 하고 싶은데 이건 어떻게 활성화할지 고민되네요. 제가 주제를 미리 계획하는 버릇이 안 들어서 고민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뉴스레터 이상의 것으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 있습니다. 인용한 문장들의 비중이 커서 2차 창작은 어려울듯해요. 제 글의 비중이 좀 더 늘어도 좋겠는데 이건 고민됩니다. 이건 일단 천천히 생각해보려 합니다. 이 뉴스레터를 어떻게 갈무리해서 챙길까 고민이 되어요.
또, 내 뉴스레터가 정말 필요한 것일까? 에 대해 실험해보고 싶은 마음도 커요. 제가 본업에서 결제 관련된 일을 맡다 보니, 결국 콘텐츠와 서비스의 가치는 “돈을 얼마나 기꺼이 낼 것인가?”에서 갈린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다만 지금 뉴스레터를 유료화할 수는 없을 것 같고,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할지, 후원을 시도할지, 이경우 후원자를 어떻게 챙길 것인지 고민만 많아 되어 선뜻 시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뉴스레터 시작을 고민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을 나눠주세요.
개인적으로 뉴스레터가 요즘 참 많이 늘었단 생각이 들긴 합니다. 언젠가 정리가 되려나, 싶기도 하고 그 와중에 내 뉴스레터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지만, 그럼에도 분명 뉴스레터를 시작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여러분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존재할 거예요. 에세이 모임 작가님들하고 글을 돌려 읽으면 느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따로 있구나, 라는 겁니다. 분명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이야기가 있을 거예요.
할 이야기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구독자를 너무 많이 모을 생각을 하지 말고 작게 시작하세요. 제 뉴스레터도 열 명만 모으면 시작하려 했던 작은 뉴스레터랍니다. 제가 초반에 많이 나대서 40명 정도로 시작할 수 있었지만… 대신 기획처럼 콘셉트와 네이밍과 브랜딩은 한번쯤은 고민해보세요. 제 뉴스레터 이름은 직관적이지만 조금 흔해서 검색어 싸움에서 가끔 진답니다. 로고가 없어서 가끔 아쉬울 때가 있어요. 요건 저도 살짝 아쉬운 부분이라 추가해둡니다.
그리고 스티비 크리에이터 트랙은 정말 좋은 기회기도 합니다. 제가 스티비 크리에이터 트랙의 덕을 많이 본 지라 떠나보내기가 아쉬울 정도랍니다. 그래도 연장은 욕심이니까... 다음 크리에이터 분들의 뉴스레터도 기다릴게요
본 인터뷰는 이메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스티비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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