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일에는 2000%의 진심

소개
청소할 힘은 없지만 먹는 데 만큼은 힘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 사람의 계절 음식 이야기
발행일
금요일
본 인터뷰는 이메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스티비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입니다. 뉴스레터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면? 스티비 크리에이터 트랙에 지원하세요. 여러분이 마음껏 달릴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스티비 크리에이터 지원하기 https://creatortrack.stibee.com

간단한 본인 소개  뉴스레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나영입니다. 저는 먹는 일을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인데요. 계절마다 떠오르는 식재료나 음식들이 있고, 그걸 먹어야지만 한 해를 온전히 잘 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 느낌을 더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제철 음식을 찾아먹는 즐거움을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서 뉴스레터를 쓰기 시작했어요.

뉴스레터를 시작하게 계기는 무엇인가요?

콘텐츠를 만들어 온 지는 오래되었는데요. 일을 하다 보면 사실상 의뢰받은 콘텐츠만 만들게 되잖아요. 7년쯤 그렇게 살다 보니 내가 만들고 싶은 콘텐츠는 뭔지, 나는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어서 문득 내 콘텐츠를 만들어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글을 쓰려니 무엇에 대해 써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쓰는 글은 '먹히는 글' '팔리는 글'이 아닐 것 같다는 이유로 아예 글을 쓰지 않았어요. 시간을 들여 글을 써도 돈이 안되면 무슨 의미냐는 자본주의적 사고였죠. 하지만 올해 초, 한 작사가님을 인터뷰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콘텐츠의 진짜 의미는 세간의 인정, 그러니까 먹히고 잘 팔리는 콘텐츠가 아니라 나의 만족이자 내 작업에 대한 아카이브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꼭 '터지는' 콘텐츠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꾸준하게 해보자고 마음을 다잡았어요.
이 레터를 만들게 된 이유는 그저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꾸준하게 해보고 싶어서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요. 큰 목표도 없고, 오직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기! 그리고 꽤 오랜시간 마감노동자로 살아오고 있다보니, 역시 마감이 없으면 글을 쓰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발송'이라는 타의적 마감이 있을 수 밖에 없는 플랫폼으로 뉴스레터를 골랐습니다!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먹는 일에는 2000%의 진심>

뉴스레터를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만드시나요?

즐겁고 배고픈 마음으로 만듭니다! 그 마음 하나만 남기고 다른 건 다 제쳐두었어요.
제 뉴스레터는 제철 식재료와 음식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그 시기의 제가 하는 생각이나 음식에 얽힌 이야기들을 함께 소개하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소개하고 싶은 음식은 많지만 구하기 쉬운 식재료인지 만들기 쉬운 음식인지, 그리고 저한테 충분한 의미가 있는 음식인지를 고민해요. 결정을 하고 나면 직접 식재료를 사서 요리를 하고, 레시피를 만듭니다. 여기에 곁들여 그 메뉴와 함께 먹으면 좋을 음료와 술까지 함께 추천하려고 해요. 음료 파트에서는 소믈리에, 전통주 소믈리에 등 다른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의외로 신경을 가장 많이 쓰는 부분은 레시피입니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상세히 쓰고, 대체할 수 있는 재료를 고민하고, 어려운 재료+구하기 쉽지 않은 향신료는 배제하다 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고요. 글을 쓰다 말고 급하게 주방으로 가서 간장을 얼마나 썼는지 저울에 재보는 일도 있습니다. (웃음)

뉴스레터를 발행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피드백이 있나요?

저는 사실 겁이 많은 편이라 피드백란을 따로 달지 않았어요! 제 글에 대한 피드백이라니 세상에 너무 무섭잖아요. 하지만 이따금 메일로 회신을 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메일을 통해 스타우브 냄비 사이즈 상담을 해드린 적도 있고요. 하지만 사실 제일 좋은건 레터에 나온 음식을 직접 해먹었다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종종 인스타/트위터를 서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많이 해드시고 이 맛있음을 즐겨주세요!

요즘 즐겨보는 뉴스레터, 혹은 좋아하시는 뉴스레터가 있으신가요?

귀여운 고양이 사진들을 받을 수 있는 냐불냐불을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역시 남의 집 털식구 최고!

스티비로 뉴스레터를 보내기로 결정한 이유가 있나요?

미디어 스타트업과 함께 일한 적이 있는데, 그 미디어 스타트업이 스티비를 통해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제 뉴스레터를 보내기로 마음먹으면서 가장 처음 확인해 본 것이 스티비였어요, 전반적으로 명료하고 간단한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스티비로 뉴스레터를 만들면서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나요?

스티비와 함께 한 모든 순간? (웃음) 작년에 시험 삼아 '마롱글라세(프랑스식 밤 졸임) 만드는 일기'를 뉴스레터로 보냈어요. 그때는 직접 이메일 주소를 받아 지메일을 통해 보냈기 때문에 디자인도 제대로 하기 어렵고, 구독자 관리도 쉽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맨땅에 헤딩을 한 번 해보고 나니까 스티비가 얼마나 큰 조력자인지 알 수 있었어요!

앞으로의 뉴스레터 발행 계획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뉴스레터를 쓰면서 새삼 제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당분간은 이 즐거움을 누리고 싶어요. 사실 가능한 오래요. 3~4년 동안 레터를 쓰고 나면 식재료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쌓이고, 작년의 내가, 재작년의 내가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그걸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고요. 돈은 본업으로 벌고, 뉴스레터는 오직 즐거움을 위해서만 쓸게요!

마지막으로 뉴스레터 시작을 고민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을 나눠주세요.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저지르세요! X일에 뉴스레터를 보내겠다고 선언을 해놓고 나면 어떻게든 해야 하고, 일은 인간이 하는 것이 아니라 마감이 하는 거니까요. (웃음) 저도 일단 '에라 모르겠다' 하고 구독 폼부터 만들어 공유했어요. 어느새 20개에 가까운 음식에 대해 이야기했고, 1000명이 넘는 분들이 저와 함께 이 이야기를 즐기고 계세요. 뉴스레터를 시작한 것이 올해의 뿌듯함 1등입니다.
뉴스레터 주제를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제가 그랬듯이 '먹히는 콘텐츠'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결론이 쉽게 나오지 않을거에요. 그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같이 좋아해 줄 사람들을 찾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쓰시길 바라요. 그리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지치는 순간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으니까요.
본 인터뷰는 이메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스티비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입니다. 스티비 크리에이터 지원하기 https://creatortrack.stibee.com